이재명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초등 3시 동시하교제를 들고 나왔다. 국제적 추세라는 것과 저학년이 빨리 하교하다보니 우리나라가 OECD평균보다 정규수업시간이 적은 점을 짚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인 보육을 위해 부모님들이 직장을 그만둘 필요가 없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의 3시 동시하교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온종일 돌봄체제의 연장선상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돌봄을 받는 학생 수를 20만명 더 늘리겠다고 얘기했었다. 그리고 작년 한창 뜨거웠던 법안인 '온종일 돌봄 특별법' 과도 관계된 이야기다. 이 법안은 교사와 돌봄전담사, 학부모, 지자체 등의 이해관계가 많이 맞물리면서 발의 후 잡음이 컸다.
아무튼 온종일 돌봄은 어떤 모양새든지 시행은 될 것이다. 맞벌이 부부의 아이가 초등학교를 가면 정규수업시간 후에 맡길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나도 곧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지만 학원 몇 개를 돌려야 할지, 방과후 시간표를 어떻게 짜야 내가 데리러 갈 때까지 아이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요즘은 두 집 중 한 집이 맞벌이 부부라 모두 같은 고민을 한다.
이 고민은 출산율과도 연결된다. 우리나라는 많이들 알고 있듯이 여성 1명당 합계출산율이 1.1명으로 세계 꼴찌다. 정확히 말하면 조사국 198개국 중에 2년 연속 꼴찌다. 인구 수는 그 나라의 힘과도 연결된다. 중국과 인도가 무시할 수 없는 나라인 이유가 몇 가지 있지만 인구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그렇기 때문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14년간 185조원이나 썼다. 하지만 출산율은 점점 더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이를 안 낳는 이유를 알아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안 낳는 이유는 미래가 불투명해서다. 이 말인 즉슨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및 일자리 문제 등 국가의 미래가 불투명해서 아이 낳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아이 보육을 위해 퇴직을 해야하는지 고민,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집값, 로봇과 Ai로 대체되거나 없어지는 많은 수의 일자리, 젠더갈등과 사회적 약자 차별 등의 사회분열 등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한다.
재작년 쯤에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대학교까지 3억 8천여만원이 든다는 기사가 났었다. 대출을 끼고 살면서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상당한 결심을 해야하는 것이다. 아이 낳는 것이 이렇게 큰 결심을 해야 하면 안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이 낳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안된다. 임신하면 얼마 지급, 이런 것보다 근본적으로 아이가 잘 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국가의 역할이 크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란 말이 있다. 여기서 마을을 국가로 바꾸어도 될 것이다. 미래에는 점점 더 사회보장제도가 확대될 것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책임져 준다면 아이를 안 낳을 이유가 없다.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나라는 지금 진통을 겪고 있다. 진통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고진감래로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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