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봉 200억의 수학 1타강사인 현우진씨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8년 내 폐지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수능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한 얘기라 신선한 충격이었다.
1990년대 초부터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매년 치뤄지고 있다. 매 년 수험자만 50만이상이라 이 수능과 관련된 이들은 매 년 수 백만명이다. 수능이 치뤄지고 나면 매번 수능 만점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이와 상반되게 성적을 비관해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뉴스에서 보도된다. 이 거대 행사가 없어진다니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곧 실시될 고교학점제를 들여다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2022년부터 부분 시행으로 시작해서 2025년에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현재 대학교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학생들이 직접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서 수강하고 학점이 누적돼서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따라서 지금까지 동일한 시간표로 수업을 들었지만 이제는 학생의 선택에 따라 시간표를 만들게 된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그에 따른 준비도 만만치 않게 해야한다. 다양한 선택과목만큼 선생님이 많아야 하고 학생들이 선택 안해서 폐강한 과목에 대한 것도 어떡할 지 계획이 있어야 한다.
앞의 글에서 얘기했듯이 사회가 변하고 원하는 인재상이 달라졌다. 학생 스스로 필요하고 원하는 공부를 주도적으로 하고 그에 맞는 역량을 키우는 게 필요해졌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교육도 바뀌어야한다. 바뀌고 있는 교육의 흐름은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변화의 충격이 적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점진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정권이 바뀌면서 교육도 따라 바뀌는 정치 속의 교육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의 문제는 평가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행평가를 도입하고 과정중심평가를 도입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평가 방법이 바뀌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사교육이 넘쳐나고 공교육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평가를 교사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원에서 배우는 게 쓸모 있겠는가?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학교에서 자겠는가? 평가 내용과 방법은 학교 교사 마음대로인데 말이다.
인생 수능 한 방이란 말이 있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마지막 보루인 수능개편 만이 남았다. 2028년부터는 수능이 어떤 식으로든 바뀌게 될 것이다. 이 과도기적 상황을 잘 풀어나가 미래 역량을 잘 판단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좋은 수능 개편안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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