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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교육관련

갭이어(gap year)와 진로

by 사회전문가 2021.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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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이어 여행

우리나라의 의무교육기간은 초등 6년+중등 3년이다. 하지만 많은 비율의 학생들이 의무교육기간을 채우고도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대학교까지 가고 있는 현실이다. 대학교까지 가는 게 무슨 목표가 있어서 가는 게 아니다.
"다들 그렇게 하니깐"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 들어갈 수 있으니깐"
라고 보통 생각하면서 가는 것이다.
그렇게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이 성인이 되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서 전과를 하고 편입을 하고 심지어 자퇴를 한다. 나와 맞지 않아서다.

이런 상황에서 팔요한 것이 갭이어다. 갭이어란 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기 전, 여러 활동을 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진로를 찾아보는 유예기간을 뜻한다.  요즘은 직장인들의 직장과 직장 사이의 유예기간을 뜻하기도 한다. 영국의 왕자와 미국의 전대통령 오바마의 큰딸이 갭이어를 가져서 화제가 되기도 한 갭이어!

다른 나라의 갭이어는 어떤 모습일까?
영국부터 간단하게 살펴보자. 갭이어가 시작된 나라로 오래된 갭이어의 역사만큼 사회적 인식도 긍정적이다. 갭이어는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고, 갭이어를 보낸 학생들은 대부분 갭이어를 재충전 및 동기부여의 기회로 활용했다고 한다. 갭이어 도입 후 대학을 중도포기 하는 학생이 급격히 줄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도 향상됐다는 연구가 있다.

다음은 미국이다. 미국에서도 매년 갭이어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갭이어를 선택한 학생들이 대학생활이나 진로선택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입학 지연을 허용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대학교 내의 갭이어 프로그램도 있고 개별 기관의 갭이어 프로그램도 있다. 해외에서 지내면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빈곤지역의 학생과 결연을 맺어 멘토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 등이 있다.

다음은 일본이다. 일본의 최고 명문대학인 도쿄대가 갭이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세 가지 형태로 지적인 모험, 사회 체험, 대학에서의 배움을 위한 기초 형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지만 타대학들은 현실적인 이유로 참여를 꺼리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갭이어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공공기관과 개별 기관에서 갭이어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단기적인 성격이 강하며 여행 위주의 자기계발 프로그램이 대다수다. 글 초반에 얘기했듯이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이 갭이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 고등학교까지 맹목적으로 공부하다가 수능 점수에 맞춰서 대학을 간 케이스다. 우리나라에는 나같은 사람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느낀다. 하지만 때려치울 수도 없다. 당장 먹고 살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개인적인 행복 측면에서도 모두 마이너스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 갭이어 문화가 얼른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갭이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에서 지원도 해줘야 한다. 청년들이 1년 동안 값비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그래서 그 경험을 밑거름으로 휼륭하게 자라나 우리나라를 이끄는 동력원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다. 1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지, 내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을까. 건강하고 발전적인 대한민국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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